독서 리뷰

스토리의 과학, 킨드라 홀

부추차 2022. 8. 16.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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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의 과학, 킨드라 홀 책 표지

도서관 마케팅 분야에서 책을 뒤적이다 관심을 끄는 책을 발견했다. '스토리의 과학', 스토리라는 인문학적 느낌이 강한 단어와 과학이라는 다소 상반된 단어가 합쳐져 있다. 제목 하나로 이미 호기심이 많은 내 눈길을 끌었다. 책의 제목과 비치된 영역을 생각했을 때, 마케팅 분야에서의 스토리의 활용법에 관한 책이라 예상했다. 적중했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끌어 나가는 방식은 예상을 벗어났다. 스토리 텔링에 관한 책답게 저자 킨드라 홀 자신의 남편의 이야기로 시작을 열었다.

 

속옷이 닳아서 떨어지고 나서야 새로 사야겠다 마음먹는, 소비와 꾸미는 일에 지극히 관심 없는 저자의 남편이 한 직원이 들려준 향수에 관한 스토리에 매혹되는 이야기였다. 결국 남편은 재고가 소진된 고가의 향수를 사지 못해 안달이 나게 된다. 저자는 우연히 발견한 이 스토리가 자신이 연구한 스토리 텔링이 가져야 할 구성 요소와 방법이 완벽히 부합한다고 했다. 한 남자가 향수 매장 직원의 스토리에 매료되었듯, 나는 킨드라 홀의 스토리에 매료되었고 단숨에 이 책을 읽어 나갔다.

과연 비즈니스에서 스토리가 왜 필요하고, 상대를 매료하는 스토리는 어떻게 써야 할까? 이 책은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준다.


1. 비즈니스에 스토리가 필요한 이유

스토리는 간극을 잇는다. 비즈니스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A지점에서 B 지점으로 옮기는 행위이다. 스토리는 A와 B의 간극을 이어 이윤을 얻게 만든다. 잘 짜여진 스토리는 듣는 사람의 주의를 끌고, 듣는 사람이 자신을 투영하여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이전과는 다른 행동이나 생각을 하는 사람으로 바꾸어 놓는다.

사람은 스토리를 들을 때 말하는 사람과 동일한 비슷한 뇌 영역이 반응한다고 한다. 그 정도는 스토리에 공감할수록 반응하는 영역이 유사하다고 한다. 스토리는 기억하기 쉽고, 기억하기 쉽다는 말은 꺼내어 쓰기도 쉽다는 말이다. 그래서 그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2. 스토리가 가져야 할 요소

스토리는 분명한 캐릭터, 진실한 감정, 중요한 순간 그리고 구체적인 디테일을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이 네 가지 요소를 가진 캐릭터가 재미있고, 기억하기 쉬우며, 설득력 있고, 마음을 사로잡는다.

분명한 캐릭터는 관객의 주목을 끌고 공감을 이끌어낸다. 뭔가 대단한 일을 할 것만 같은 영웅적인 캐릭터일 필요는 없다. 평범한 우리와 같이 특징적인 디테일을 몇 가지만 보여주면 충분하다. 디테일은 관객이 캐릭터를 선명하게 상상할 수 있게 하고, 마음속에 이미지가 구축되었을 때 스토리에 빠져들기 쉽다. 

진실한 감정을 가진 캐릭터를 통해 우리는 스토리에 공감하게 된다. 그리고 그 감정은 듣는 사람이 아닌 캐릭터가 느끼는 감정이어야 한다. 관객은 캐릭터가 느끼는 감정에 공감할 수 있을 때 자신을 그 상황에 투영하게 된다.

중요한 순간은 관객을 특정 부분에 집중하도록 만든다. 무언가를 깨달았거나, 어려움을 극복했거나, 상황이 바뀌었거나 하는 등의 순간에 말이다. 관객이 이 순간에 몰입하기 쉽도록 머릿속으로 그려볼 수 있는 장소나 시간을 넣어주면 효과적이다.

구체적인 디테일은 관객을 스토리 속으로 더 깊이 끌어들인다. 관객들이 보편적으로 알만한 디테일은 화자가 듣는 이를 잘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관객과 캐릭터의 경계를 흐리게 만들어 캐릭터의 감정을 나의 감정으로 느낀다.

 

3. 스토리 구성 방법

스토리는 기준, 폭발, 새로운 기준순서로 구성해야 한다.

기준은 지금의 상태를 관객들에게 알려줌으로써 폭발, 즉 어떤 변화가 발생했을 때 그 상황을 특별하게 느끼게 만든다. 기준 단계에서 분명한 캐릭터와 그 캐릭터의 진실한 감정, 그리고 디테일을 잘 가미해야 관객은 경계심을 풀고 캐릭터의 입장이 되어본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기준은 어떤 상황을 겪고 난 이후에 변화한 캐릭터의 삶을 털어놓는 것을 말한다. 한 캐릭터가 특별한 상황을 겪고 난 후에 변화한 삶, 무엇을 알게 되었는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관객에게 이야기하는 단계이다. 스토리가 재미뿐만 아니라 메시지를 전달하고 감정을 고취시키는 이유는 바로 이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4. 비즈니스 스토리의 종류별 특징

비즈니스에서 주로 활용하는 스토리는 가치 스토리, 창업자 스토리, 목적 스토리, 고객 스토리가 있다.

가치 스토리는 내가 제공하는 무언가와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 사이의 간극을 줄인다. 정보를 제공하려 하지 말고 제품에 담긴 진짜 가치를 전달해야 한다. 그러려면 제품의 사양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그 사양이 해결해 주는 문제에 관한 스토리로 관점을 옮겨가야 한다. 제품은 잊고 무엇이 문제인지에 초점을 맞추고, 그 문제가 해결된 이후의 행복한 결말에 집중해야 한다.

창업자 스토리는 투자자, 고객, 인재와의 간극을 줄인다. 스토리를 찾으려면 창업자 자신의 한참 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더 좋은 방법을 찾던 순간을 떠올리고, 피와 땀을 흘리며 힘들어했던 순간을 찾아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목적 스토리는 리더가 직원과의 간극을 잇는 방법이다. 사람들은 조직의 거래 목적인 제품과 서비스의 판매보다 초월적 목적(회사가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것)에서 훨씬 큰 동기를 부여받는다. 목적 스토리를 찾으려면 내가 언제 이 교훈을 배웠는지, 또 내가 언제 이 진리를 발견했는지를 자문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고객 스토리는 가치 스토리와 유사하지만, 내재된 신빙성이라는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고객 스토리를 확보하려면 부탁하는 수밖에 없다. 다만 중요한 조각들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부탁해야 한다.

비즈니스 스토리 공식을 정리한 표이다.
한 페이지로 정리한 4가지 스토리 공식

5. 스토리를 찾아내고 작성하는 방법

스토리를 찾아내고 만들기 위해서는 다음 단계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스토리 수집 : 명사를 기점으로 관련된 사람, 장소, 사물 등을 생각해보거나, 첫 경험, 고객의 항의가 무엇인지를 떠올려 본다.

스토리 선택 : 이 스토리를 누구에게 들려줄 것인지, 그리고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느끼고 알고, 하기를 바라는지를 질문해본다.

폭발 단계에서 시작하기 : 스토리를 찾을 때 가장 두드러졌던 기억이나 순간이 폭발 단계일 경우가 많다. 여기서 시작하는 것이 가장 쉽다.

기준 단계 구상 : 폭발 단계를 중요한 순간으로 만들어 주는 게 바로 기준 단계이다. 필수적으로 구성해야 할 구성 요소를 체크리스트로 확인하면 유용하다.

  • 분명한 캐릭터에 관한 디테일과 관객이 익숙함을 느낄 디테일을 넣었는가?
  • 상황이 펼쳐질 때 주인공이 느끼거나 바라거나 생각했을 감정을 집어넣었는가?
  • 그 일이 일어났던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를 집어넣었는가?

새로운 기준 구상 : 스토리의 앞 단계를 모두 거쳤다면 새로운 기준은 저절로 써진다. 배웠던 교훈을 정리하고 그 의미를 관객에게 알리기만 하면 된다.


스토리는 상대를 매료시켜 생각이나 행동을 바꾸어 놓는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생각이나 행동을 바꾼다는 의미는 서비스나 제품을 구매하도록 만든다는 의미이다. 많은 사람들이 상대를 설득하려면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막상 그 스토리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스토리의 과학에서 킨드라 홀이 말하는 4가지 요소(분명한 캐릭터, 진실한 감정, 중요한 순간, 구체적인 디테일)와 3단계 구성 방법(기준, 폭발, 새로운 기준)이라는 명확하고 강력한 도구를 활용하는 순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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